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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5인이 말하는 사회공헌

2019-08-13

 

최염 경주 최부자 가문 장손, 오청 쿠드신선설농탕 대표, 박형문 녹십초 한방병원 회장, 이태영 미국 AIPM 회장, 진형혜 법무법인 GL 변호사(왼쪽부터)
 
 
[중앙일보] 부자 5인이 말하는 사회공헌
 
서울 정동 ‘사랑의 열매’ 빌딩에서 최근 열린 ‘지속가능한 사회와 나눔리더의 역할’ 세미나. 한동철 부자학연구학회장(가운데) 이 주제발표와 진행을 했다. 각계에서 초청된 ‘부자’ 5명과 박을종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오른쪽에서 셋째)이 토론자로 나섰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부자가 남을 돕는 건 사회가 은연중 강제하는 의무일까, 아니면 가진 자가 솔선수범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영역일까. 부자의 봉사활동이 일반의 충심 어린 호응을 받을 수 있을까. 부자의 선행이 빈부격차와 각박한 사회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까. 우리 사회에서 칭송과 선망, 비판과 질시를 두루 받는 부자 계층은 이런 문제를 어떻게 생각할까. 30~70대의 다양한 세대와 다른 부류의 부자 다섯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이런 질문에 답했다. 부자학연구학회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 13일 저녁 서울 정동 ‘사랑의 열매’ 빌딩 대강당에 공동으로 마련한 세미나에서였다. 주제는 ‘지속가능한 사회와 나눔리더의 역할’. 이 자리에는 전통 부자에서부터 전문직이나 사업을 통해 자수성가한 부자, 재미동포 성공실업가 등 주최 측 초청을 받은 5명이 나와 두 시간 남짓 열띤 토의를 벌였다.
조선시대 300년을 지속한 경북 경주 최부자 가문의 장손 최염(77) 경주최씨종친회 명예회장을 비롯해 박형문(54) 녹십초 한방병원 회장, 이태영 미국 AIPM 회장, 오청(44) 쿠드신선설농탕 대표, 진형혜(39) 법무법인 GL 변호사가 토론자로 나섰다. 박을종(53)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도 토론에 가세했다. 초청된 5명은 거액을 사회단체에 기부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 열심인 부자로 널리 알려진 인물들. 한동철(52·서울여대 경영학 교수) 부자학연구학회장은 부자의 사회공헌에 관한 세 가지 학술이론을 소개하며 토론을 진행했다.
 
#제1 주제=부자는 사회에 빚을 진 존재인가(Social debt hypothesis)
 
 
◆한동철 교수(진행)=부의 사회환원은 당위인가. 세계적으로 반(反)부자 정서가 가장 심한 나라가 한국과 러시아라고 한다. 그렇다고 부의 사회환원을 준조세처럼 강제하면 곤란하다. 사회환원을 도덕적 봉사나 사회투자 개념으로 승화시킬 때다.
 
◆이태영 회장=내가 약 40년간 활동한 미국만 봐도 부의 사회환원을 보는 시각이 다양하다. 의무다 자발성이다 딱 잘라 말하기 힘들다.
 
◆진형혜 변호사=우리나라의 부자가 미국의 워런 버핏처럼 칭송받지 못하는 건 부의 축적 과정이 불투명했다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웬만큼 부강한 나라를 일궜다. 앞으로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자의 사회적 기부시스템을 강화하자. 나눔리더는 재화를 나눌 뿐 아니라 재능과 사랑을 나눠야 한다. 부의 나눔은 의무는 아니지만 책무다.
 
◆박형문 회장=의무적으로 기부한다면 순수성이 훼손된다. 돕는 상대를 진정으로 아끼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교육이나 언론보도를 통해 부자의 고액기부를 적극 권장해야 한다. 하지만 퍼주기식 지원은 오히려 가난의 대물림을 초래할 수 있다.
 
◆최염 회장=최씨 조상은 주변에 베풀면서 오히려 더욱 부자가 됐다. 소작농에 쌀을 빌려준 문서를 불태워 버리거나 과객들을 융숭히 대접하면서 좋은 정보와 이미지를 쌓았다. 재물욕을 떨치기 위해 한 해 만 석 이상을 거두지 않기도 했다. 기부를 많이 하니까 더욱 부자가 됐다. 부의 사회환원은 부자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오청 대표=부자의 선행은 의무와 선행 둘 다라고 본다. 기부는 한마디로 ‘행복한 의무’다. 신규 사업 아이디어를 구하려고 800여 임직원 설문조사를 해 봤더니 놀랍게도 ‘사회사업’이란 답이 가장 많았다. 그 뒤 ‘설농탕 밥차’ 등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게 됐다. 나눔에 대해 칭찬과 격려를 많이 들어 너무 행복하다.
 
 
#제2 주제=부자의 선행이 일반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나(Social leader hypothesis)
 
◆한동철=대가 없는 순수한 선행이라도 일반의 호응을 얻으려면 무언가 필요하다.
 
◆박을종 사무총장=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거액을 기부하면서 신분을 밝히는 고액기부자는 용감한 이들이다. 가족이나 친지한테는 “왜 나부터 돕지 않느냐”고 욕을 먹기도 한다. 이들이 익명이 아니라 실명으로 기부하는 건 선행을 과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런 문화를 과감히 전파시키려는 것이다. 모금회 조사에 따르면 기부에 관심을 가진 사람의 80%가 유명인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태영=미국과 한국의 기부문화는 사뭇 다르다. 한국은 기업이나 재력가의 기부 비중이 큰 데 비해 미국은 일반시민의 모래알 같은 기부가 활성화돼 있다. 우리도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이런 현상을 비교연구할 시점이다.
 
◆진형혜=리더가 봉사를 확산시키기보다 봉사가 리더를 만든다고 본다. 업무상 구치소에 자주 가는데 봉사활동을 해본 재소자의 출소 후 재범률이 훨씬 낮다.
 
◆박형문=소외계층에는 물질적 지원 못지않게 하고 싶은 일, 소질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나눔리더의 관심도 이 쪽을 향할 때다.
 
◆오청=신선설농탕 값 6000원을 오랜 기간 고수하고 있다. 원가에 가까운 제품을 공급하는 것도 사회공헌이다. 40개 우리 점포를 찾는 하루 수만 명 손님에게 어떻게 하면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 솔선수범하다 보면 직원과 고객과 일반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본다.
 
 
#제3 주제=부자의 사회공헌이 새로운 사회를 창조할 수 있나(Social creation hypothesis)
 
◆한동철=빌 게이츠의 ‘창조적 자본주의’처럼 부자가 사회를 개선할 방안을 모색해 보자.
 
◆이태영=최근 10년간 미국의 기부문화에 새로운 트렌드가 싹텄다. 기부자가 그 돈이 효과적으로 쓰이는지 따져보기 시작했다. 빌 게이츠는 뉴욕시의 공교육 발전기금을 대고 있는데, 근래 위원회나 현장을 찾아 점검한다. 한국의 기부문화는 다소 감성적이다. 합리적 시스템을 강화해 기부문화를 더욱 활성화하자.
 
◆진형혜=재물이 아니라 가치를 물려주는 사회가 되는 데 나눔리더가 앞장서야 한다. 국민 개개인이 유능하고 가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박형문=나눔이 습관이 돼야 한다. 처음부터 큰돈 내라고 하지 말고 천천히 가야 한다.
 
◆최염=우리나라 대기업 중에는 아직도 세제 혜택 같은 잇속을 따져 기부하는 경우가 많다. 사랑받는 기업이 되려면 사회 공동발전을 위해 좀 더 적극 나서야 한다.
 
◆오청=돈은 열심히 사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따라오는 결과물 정도로 생각해야 한다. 번 돈을 올바로 쓰는 데서 진정한 기쁨이 온다.
홍승일 기자
 
◆부자학연구학회=존경받는 부자상을 만든다는 취지로 2007년 설립된 학회. 학술세미나와 봉사부자상 시상, ‘부자 데이’ 개최 등 사회활동을 해 왔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1998년 설립된 국내 최대 모금 배분 전문기관. 2007년부터 1억원 이상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를 운영하는 등 기부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

왼쪽부터 오청 신선설농탕 대표. 최염 경주최씨종친회 명예회장, 박형문 녹십초 한방병원 회장, 한동철 부자학연구학회 회장, 박을종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 이태영 미국AIPM회장(전 미국 매릴랜드 대학교 교수), 진형혜 법무법인 GL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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